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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홀로 홈 다이닝
    일기 2024. 1. 25. 12:23

    어제 치과를 다녀오고 사온 고기와 선물로 받은 퓨레로 저녁을 해 먹었다

    주말에 주급을 받았는데 감기 때문에 결근을 많이 해서 많이 받지 못했지만

    간만에 눈을 뚫고 집밖으로 나간 만큼 사치를 한번 부려봤다

     

    캐나다는 마블링 있는 소고기들을 잘 팔지 않아서 동양마트를 주로 가는데

    만 사천원정도를 주고 한근정도 되는 채끝살이랑 살치살을 중국 마트에 가서 사왔다

     

    버터를 펜에 두르고 고기를 구운다음에 접시에 놓고

    플레이팅을 하고싶어서 선물로 받은 포도퓨레를 부었는데

    레스토랑에서 먹는 고급스러운 플레이팅을 꿈꿨지만

    고기옆에 포도 잼을 부은듯 한 비쥬얼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나서는 고기기름에 올리브유를 더 넣고 양파를 썰어 어니언링을 만들었다

    사실 집에서 양파, 감자, 김치정도 말고는 채소를 거의 먹지 않아서

    양파를 두개나 써서 어니언링을 만들었는데 고기보다 양이 많이 많아져 버렸다

     

    외국에 살면서 이국적인 생활과 맛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서도

    한국적인 생활습관과 입맛은 쉽게 바뀌지 않는걸 느낀다

    양식을 제대로 즐길려고 준비했지만 쌀밥과 쌈장과 기름장은 필요했다

     

    해외에서 아무런 연고도 없이 혼자서 유학을 하며 지내면서 부실하게 먹다보면

    서글퍼지고 비참하게 느껴져 한국에서보다 먹는거에 신경쓰게 되는것 같다

     

    일을 못해서 돈도 없고 학교생활에 바빠서 라면에 밥만 먹으면서 살다가

    시간이랑 돈이 생길 때 몇 만원 정도 써서 원하는대로 밥을 해먹으면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이 들면서 사는게 나아지고 있다고 믿게된다

     

    이번에는 프랑스 보르도에서 만든 멀롯포도로 만든 와인을 사왔다

    2만원정도하는 저렴한 와인이긴 하지만 멀롯포도 원산지에서 만든 정통와인라고 한다

    추천하는 브랜드랑 리뷰들을 보고 괜찮은 걸로 구매했다

    까베르네 쇼비뇽 보다 쓴맛도 덜하면서 마시고 나면 느껴지는 향이 좋았다

     

    주류점에 가서 휴대폰으로 10분가까이 검색하면서 마실 술들을 고르다 보면

    서점에서 책고르는 느낌도 들면서 재밌어하며 하다가도

    이렇게 까지해서 사는 스스로를 참 지독하다고 느낀다

     

    기왕 기분을 내는김에 턴테이블을 연결해서 음악도 틀고 제대로 홈다이닝을 즐겼다

    내가 관심있거나 좋아하는 것들을 재밌게 즐길 수 있는것에 행복하고 감사하게 된다

     

    어니언링과 퓨레와 함께 스테이크 썰어 먹으니 달달하며 고소하고 짭짤하며 맛있었다

    달콤 쌉싸르한 와인을 홀짝이며 마시니 알딸딸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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